여름을 제외한 삼계절 필수템! 모자를 왜 달았을까? 안녕하세요 텔유레터 구독자 여러분! 디자인 에디터 마르입니다.
'뭐 입지?' 라는 생각이 스칠 때, 무난하게 덥썩 집어서 입을 수 있는 옷은 아마 후드티가 아닐까 싶습니다. 범용성과 보온성을 두루 갖춘 이 녀석은 요즘 같은 날씨에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되어버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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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musinsa - [Champion X thisisneverthat] Reverse Weave® (블루택) 11.5oz 기모 후드스웨트셔츠 (GR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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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여러분들은 몇 개의 후드티를 가지고 계시나요? 후드는 이제 정말 일상 속에 파고들어서 없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가 되었죠. 어지간해서는 실패하지 않는 코디와 디자인으로 남녀노소, 세계 각국을 불문하고 모두에게 인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후드티도 종류가 굉장히 많아졌어요. 후드티, 후드 집업, 후드 조끼 등 여기에 기모 안감 추가 옵션에 어떤 원단을 쓰느냐까지 고를 수 있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에디터 또한 후드티 6개가량 가지고 있긴 합니다..)
편하게, 급하게, 언제나 선택해도 무난한 이 후드티는 현대인(특히 밤을 많이 새시는 직종의 분들)에게 마치 유니폼과 같은 존재인데요. 그저 맨투맨에 모자가 달린 형태와는 다른 느낌의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 이 후드티 과연 언제부터 우리가 입기 시작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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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브런치, 박신영 - 6장 더없이 찬란한 중세의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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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해 드릴 후드티, 후드 자체의 역사는 꽤 오래되었습니다.
12세기 즈음에 등장한 후드는 등장 자체는 중세 유럽에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후드에 망토 등이 달려있는 형태거나 주로 수도승들이 입고 있는 로브의 형태였는데, 촘촘하고 견고한 바느질이라기보단 조금 조악하고 허술한 바느질로 기워서 붙인 형태였기 때문에 조금은 엉성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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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네이버 블로그, bonnien - 후드티의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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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나무위키 -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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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시대를 비추는 영화나 드라마 등을 보면, 궁수들이 자주 입고 있기도 하고, 유비소프트의 ‘어쌔신크리드’에서도 어쌔신들이 후드가 달린 옷을 입고 활동하는 등 다양한 모습이 비춰지고 있기도 합니다. 추가로 사신의 이미지에 낫과 검은 후드가 자주 등장하는 것도 그 이유일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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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나무위키 - Have a Nice De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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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드는 일반적인 이미지도 있는 반면, 어두운 이미지 또한 공존하기 때문에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에서도 많이 다루며 빌런이나 사연 있는 어두운 캐릭터가 자주 착용하기도 합니다. 후드의 어두운 면에 대해선 조금 있다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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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후드는 1930년에 스웨트, 니트를 주로 생산하던 회사 닉어보커 니팅 컴퍼니, 현재 우리에게 익숙한 브랜드 ‘챔피온’에 의해서 만들어진 옷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몸을 따뜻하게 하여 체온을 유지해야 하는 운동선수들을 위해 만들어졌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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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OVER 100 YEARS OF Champ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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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SANVT, The Hoodie: A history full of rebellion, controversy and trage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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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생산하던 스웨트에 덮개 모자를 달아서 만든 형태로, 운동선수가 사용하는 만큼 상황에 따라 후드를 덮었다 벗었다 할 수 있고, 신축성, 착용감 등에 보온력을 추가한 용도에 충실한 디자인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운동선수들을 위해 생산되었지만, 날씨와 온도를 비교적 잘 극복하면서도 활동하기 편했던 후드티는 냉동 창고와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뉴욕의 노동자들에게도 인기 있는 옷이었습니다.
그 뒤로 챔피온은 여러 고등학교와 협력하여 각 학교의 스포츠팀 및 각종 스포츠에 적합한 후드티를 만들었는데, 운동선수들이 여자친구에게 운동복인 후드티를 주기 시작하면서 점차 후드티가 일상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에디터가 학창 시절을 보낼 당시엔 여자친구에게 교복 바지를 하나 줬던 기억이 있는데, 이와 비슷한 결이 아니었을까 생각 됩니다.. (당시엔 여학생들은 치마만 입었던 시절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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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Championstore - UNIVERSITY LOGO FLEECE HO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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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로 1950년대 후드티는 대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게 됩니다. 자신이 다니는 학교의 이름, 로고를 새겨 넣고 학교의 컬러에 맞춰 후드티를 입음으로 소속감과 유대감을 형성하며, 명문대일수록 그 상징 효과는 커졌습니다. 지금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과잠의 시초격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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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SANVT, The Hoodie: A history full of rebellion, controversy and trage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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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본격적으로 우리에게 확 와닿은 후드티라고 한다면, 저와 비슷한 세대의 분들은 단연, 록키가 제일 먼저 떠오르실 텐데요! 1976년에 개봉한 영화 <록키>에서 주인공 록키가 훈련 때 입고 있는 후드티가 대중들에게 인식되고, 이에 따라 후드티에 대한 수요도 많아졌다고 합니다.
여담으로 록키를 연기한 실베스터 스탤론은 당시 무명 배우였는데요 시장에서 록키의 러닝 장면을 촬영할 때 아무도 그가 배우인지 몰라 한 시민이 격려의 뜻을 담아 오렌지를 건넸는데, 이를 능청스럽게 애드립으로 받아 낸 순간이 지금의 명장면이 되었다고하네요
이처럼 후드티는 운동선수를 위해 태어나 노동자들과 함께 입으며 일상으로까지 퍼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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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indiepost - '힙합은 자유다'란 말이 가진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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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를 이어 후드티를 이어간 이들이 있었습니다. 랩, 디제잉, 그래피티, 브레이크댄싱 등의 힙합문화를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여기에 스케이터들이 합류하면서 이들이 후드티를 즐겨 입으며 후드티는 패션의 한 부류 ‘스트릿 패션’으로 불릴 만큼 대중적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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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앞서 말했던, 후드의 어두운 면이 나오게 되는데, 후드의 용도가 체온 유지보다는 얼굴을 가리는 용도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스케이터들은 스케이트를 타기 위해서라면 개인 사유지, 공공기관을 가리지 않고 침입했고 그래피티를 하는 사람들은 공공시설, 빈 담벼락, 사유지 등에 그림을 그리고 도망 다니곤 했습니다. 그래서 이들이 들키지 않고 도망가기 위해서는 얼굴을 가릴 수 있는 후드티가 적격이었을 겁니다.
이어서 갱스터 랩이 등장하게 되면서, 젊은 시대가 열광하며 지금은 이름만 들어도 아는 N.W.A, 2PAC, BIGGIE, SNOOP DOGG 등의 래퍼들이 떠오르게 됩니다. 이로 인해 갱스터랩, 래퍼하면 후드티라는 이미지가 강해지다 못해 확립이 되어버렸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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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후드티가 힙합과 함께했다고 할 정도로 문화의 깊은 면을 담고 있기도 합니다. (해당 부분은 tvn 어쩌다 어른에서 유현준 교수님이 말씀하신 내용을 참고했습니다.)
누구나 사적인 공간이 필요하듯이 저희의 일상만 보아도 지하철에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어폰을 꽂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공적인 공간 안에서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기 때문이고, 사람은 프라이빗한 공간을 가지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있습니다.
이에 후드티는 후드를 쓰면 나만의 작은 공간이 생겨, 힙합의 주를 이루던 할렘가의 흑인들이 자신의 방, 자신만의 공간을 가질 수 없었던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후드티를 많이 애용했다고 합니다. 같은 맥락으로 뉴에라 스냅백 모자 또한 흑인들이 주로 애용했습니다.
여담으로 저희도 집을 사기 전에 차를 먼저 사고, 차에 썬팅을 가장 먼저 하는 이유도 심리적으로 프라이빗한 공간을 마련하고 싶어서라고 합니다. 그중에 차는 집보다 싼 편이기 때문에 대부분 차를 먼저 구입한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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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파인앱플, 스마트한 스토리 - 미국 스마트폰 도난관련 강력 범죄 증가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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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힙합문화와 흑인문화와 거의 함께 발맞추어 온 것이 후드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스트릿 패션의 근본이라고 봐도 과언은 아니겠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드티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잘 거둬지질 않았습니다. 범죄에는 필수적으로 후드티가 함께했으며, 미국에선 후드티를 입지 말라는 법안도 추진되었었다고 하네요.
후드티가 범죄에 악용되고 인종차별의 갈등과 더불어 극단적 편견이 낳은 비극적인 사건인 ‘트레이본 마틴 사망 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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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경향신문 - ‘후드티’ 미국서 사회 정의 요구하는 ‘저항 패션’으로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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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드티를 입은 흑인이었던 마틴을 발견한 자경대 조지 짐머만은 마틴을 보며 ‘마약을 한 것 같고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며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짐머만은 경찰에 신고를 한 뒤 마틴을 쫓아가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총을 쏘게 되어 마틴은 숨지고 맙니다.
이에, 확인해 본 결과 마틴이 가지고 있던 봉투에는 편의점에서 산 스키틀즈와 아이스티가 전부였고, 흑인에 후드티를 입었다는 이유만으로 과잉진압당해 생명을 잃은 것에 대해 전 미국의 흑인들은 들고일어났고, 인종차별과 후드티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 인식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게 되었습니다.
갱, 범죄 등으로 극단적인 편견이 사로잡혔던 때도 그리 먼 과거는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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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일상에서도 패션에서도 뗄레야 뗄 수 없는 필수템인 후드티,
오늘은 후드티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후드티의 시작은 다른 뉴스레터와 비슷했지만, 어떠한 물건에 역사와 사건들이 담긴 것은 이번 후드티가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 또한 후드티를 굉장히 사랑하고, 6종이 넘는 후드티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자주 입습니다만, 이제는 후드티를 입을 때마다 후드티에 담긴 이야기가 문득, 생각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뉴스레터를 작성해가면서 배우는 사실들이 항상 많습니다!
구독자 여러분께 좀 더 좋은 콘텐츠로 다가갈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디자인 에디터. 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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