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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디렉터 리오

혹시 교복 광고 기억 나시나요? 어떻게 보면 여기 나오는 모델이 당대 최고의 아이돌이었던, 그런 광고였는데요. 개인적으로 ‘스마트’ 라는 특유의 멜로디가 아직도 생각 날 정도로 광고가 자주 나왔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이때 영향력이 어마어마했거든요? 아이돌 따라서 브로마이드 한 장 받으려고 교복 사는 건 기본이었고요. 학교에선 삼삼오오 모여서 교복 브랜드별 그룹을 나눠 보기도 했습니다. 뭐 재미삼아 한 거였지만요.

그러면, 요즘은 어떠세요?

지금은 이 교복 시장이 무너진 상태입니다. 사실 여기에도 크게 작용한 건 코로나인데요. 코로나 유행 시기 동안 학생들이 학교를 안 가게 됐습니다. 비대면 수업이 계속 연장되면서 아예 교복이 필요 없는 세대가 생겨버린 거예요. 한 번씩 가더라도 그냥 편한 옷 입었고요.

동시에 이때 세계적으로 등장한 트렌드가, ‘원마일 웨어’입니다. 잠옷은 아닌데 요 앞에 나가기까진 문제 없는, 그래서 이때 크록스 매출이 3배가 넘게 올랐다고 하죠. 이 개념이 교복 문화까지 파고든 겁니다. 그래서 요즘 학교에서는 체육복이나 생활복을 주로 입고, 교복 제대로 갖춰 입는 건 졸업사진이나 행사날 밖에 없다고 해요.

그래서 교복 구매 방식에 큰 변화가 생깁니다.

일단 ‘물려 받는다’는 말이 일상화가 됐습니다. 옛날엔 형제자매 있는 게 아니면 물려 받는 거 싫었거든요. 괜히 나눔 받는 느낌에 새 거 입고 싶고요. 그런데 이젠 그런 느낌이 조금 희석됐어요. 원래도 있긴 했지만 학교에서 기증해주는 시스템이 훨씬 활발해졌고요. 그걸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예전과는 다릅니다.

또 중고거래. 당근마켓에 ‘교복’ 키워드로 검색해 보면요. 우리 동네 중고등학교 교복이 셀 수가 없을 정도로 많이 떠요. 가격도 저렴하고요.

그리고 가격보다 더 중요한 부분, 문화입니다. 학생들이 교복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거든요.

일단 대부분 학교에서 규제가 옅어졌으니, 교복은 바지만, 상의는 편한 옷 입는 조합이 많아지는가, 하면 여학생이 남학생 바지를 입는 경우도 늘었어요. 동시에 문화 자체가 변한 느낌이 있습니다.

예전엔 교복이라는 ‘룩’이 있었습니다. 기억 나시나요? 교복 위에 아디다스 져지, 노스페이스 패딩에 데상트나 키플링 고릴라 인형 가방까지 그 시대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있었단 말이에요? 심지어 슬리퍼도 뭐가 예쁜지 친구 거 빌려 신어보고 하는 문화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요? 교복을 예쁘게 입고 다닌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츄리닝 바지에 교복 셔츠를 입고 다니거나, 교복을 갖춰 입는다고 해도 보기 불쾌할 정도로 치마를 짧고 타이트하게 줄이는 경우가 많죠. 틱톡에서도 ‘교복’ 키워드로 검색을 해보면 과도할 정도로 몸매만 노출하는 게시물 밖에 없고요.

그럼, 사실상 기능을 잃고 있는 교복. 앞으로 교복은 사라지게 될까요? 실제로 아이 수가 줄어서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방의 소규모 학교들은 아예 교복 납품 업체를 못 구할 정도가 된 곳도 있다고 하니까요.

뭐 가능성이 없지도 않겠습니다만, 그렇게 되진 않을 것 같은데요. 전두환 정부 시절처럼 교복이 사라지면 생길 빈부 격차. 이게 꽤 크거든요.

지금은 모두가 편한 옷을 입고 학교에 간다고 했죠. 생활복, 체육복, 심지어 자기 사복까지 섞어 입는 시대. 그래도 기본적으로 바탕은 교복이라는 말인데요. 이 교복 위에 얹을 수 있는 요소가 많아질 수록 가정의 소득수준을 드러낼 요소가 많아집니다.

명품 패딩, 한정판 스니커즈. 같은 반 친구끼리 나란히 앉아 있는데, 누구는 교복 위에 명품을 입고 누구는 물려받은 낡은 점퍼를 입죠. 여기서 교복이 빛을 발합니다. 무슨 말이냐면, 교복이 있으니까 겉은 몰라도 그 속에는 같은 걸 입을 수 있다는 거예요. 한때 도시락으로 빈부가 나뉘었지만, 학교 급식이 등장하면서 그런 격차가 사라졌던 것처럼. 교복도 마찬가지 역할을 합니다.

동일한 복장은 소속감과 동질감을 강화 시키거든요. 아무리 사소한 속성이라도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구성원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학생 때가 유일하게 평등할 때다’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던 기억이 나는데, 이게 최소집단 효과라는 실제로 학술적으로 다뤄지는 개념이더라고요.

그리고 앞으로는 그런 격차가 과거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심해질 이유가 있는데요. 바로 아이 수가 줄었기 때문이에요. 이건 저희 채널 몽클레르 영상에서도 다뤘던 내용인데, 우리나라 출산율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습니다. 2024년 기준, 합계출산율은 0.72명. 그리고 아이 수가 줄면, 한 명에게 들어가는 소비는 늘어난다는 거죠. 한 자녀에게 모든 걸 쏟아붓는 가정이 늘어났고, 이게 아동 명품 시장을 전례 없이 과열시키고 있거든요.

저는 일상 속 디자인에 대해 궁금증이 많은 편인데요. 대부분의 디자인에는 그에 맞는 이유가 있고, 그 이유는 상당수가 ‘기술’ 또는 ‘문화’라는 공통점이 있더라고요. 일상의 것들을 읽으실 땐 ‘불편함을 해소하는 기술과 그 기술에 어울리는 디자인’, 그리고 ‘당시 시대상과 문화’에 초점을 맞춰보면 더욱 유익할 것 같습니다(물론 예외도 있지만요!).

🐯콘텐츠 디렉터 리오

혹시 ‘맥플러리 숟가락은 왜 이상하게 생겼는지’, 생각해보신 적 있나요?

숟가락이 아니었다..?!

우리가 들고 먹는 그 숟가락, 사실 믹서기였습니다. 맥플러리를 만들 때, 소프트아이스크림에 토핑을 넣고 섞는 과정이 필요하잖아요. 이때 일반 믹서기를 그대로 사용하면 위생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이유는 명확합니다. 바로 ‘알레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앞사람이 딸기 맥플러리를 주문했고, 다음 손님이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초코 맥플러리를 주문했다고 해볼게요. 그런데 딸기나 땅콩 성분이 믹서기에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다음 사람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수 있는 거죠.

미국은 특히 이런 문제에 민감합니다.

FDA(미국 식품의약국)는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있는 9대 식품(밀, 계란, 우유, 땅콩, 갑각류 등)에 대해 엄격한 고지 의무를 부여하고 있어요.

실제로 ‘제품 섭취 후 알레르기 반응이 생겼다’며 소송을 거는 소비자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맥도날드는 고민 끝에 이런 해결책을 내놓습니다. 아예 숟가락을 믹서기의 블렌더처럼 만들어버린 것.

즉, 아이스크림을 담은 컵에 이 특수 숟가락을 꽂고, 그걸 믹서기에 장착해서 돌려서 섞습니다. 믹서에 닿는 부분은 숟가락 뒷면의 사각형 고리. 섞인 후에는 그걸 바로 고객에게 ‘숟가락’으로 건네는 거죠. 일석이조입니다. 섞는 용도 + 먹는 용도인 거죠.

넘쳐나는 플쓰?

하지만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가 생깁니다. 바로 플라스틱 쓰레기예요. 맥플러리 숟가락은 일반 플라스틱 숟가락보다 훨씬 크고 단단하잖아요. 그만큼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양도 많고, 버려지는 폐기물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문제를 인식한 미국 맥도날드는 최근 숟가락 제공 방식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기존처럼 두껍고 복잡한 구조의 맥플러리 숟가락을 그대로 제공하기보다, 아예 선데이 아이스크림에 쓰는 작은 숟가락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요. 또는 매장 내부에서는 세척 가능한 회전봉을 따로 사용해서 아이스크림과 토핑을 섞은 뒤, 고객에게는 그저 ‘완성된 맥플러리’와 함께 작은 숟가락만 주는 식으로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식도 고민 중이라고 합니다.

이건 단순히 숟가락을 바꾸는 문제를 넘어서, 맥도날드 전체의 ESG 전략, 즉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와 맞물린 흐름입니다. 전 세계적인 플라스틱 감축 기조 속에서 브랜드가 책임감을 갖고 변화하려는 움직임인 셈이죠.

🔹스피노사우루스 아이깁티아쿠스는 내가 이러길 원하지 않을거야🦕

해당 밈은 '공룡밈'이라는 한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한 릴스를 게재하면서부터 시작됐는데요.

아니, 도대체 왜 공룡이🦕 날 실망하냐고요?

길고 이상한 공룡 이름에 진지한 드립 하나 얹은 밈.
이 밈의 핵심은 이거예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존재를,
존재한다고 믿는 것처럼 말하고 행동한다.

그리고 살짝 흥분된다(?)”🫣🦖💥

공룡이 진짜 살아있다고 믿는 것도 아니고,
나한테 관심이 있을 리도 없는데… 그 설정 몰입.

특히 댓글에서 모두가 하나 되는 그 밑도 끝도 없는 몰입이 주는 유쾌함이 있어요.

🦖 “티라노도 내가 일요일에 일하는 거 알면 화낼 듯”
🦕 “안킬로사우루스는 내가 이 앱 깐 거 싫어할 텐데”
🦴 “스피노사우루스는 내가 이러길 원하지 않았을 거야…”

그리고 공룡 밈은 사실, 이거 하나만이 아닌데요.

인스타그램 @dinosaurs.meme 계정에서 다양한 공룡 관련 밈을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이 밈, 유독 중독적입니다.🌀
글자 수는 짧고, 이미지도 단순하죠.
보통 1~2줄이면 끝나요.✍️ 그런데도 한 번 보고 나면
“ㅋㅋ 이거 웃긴데?” 하면서 저장하거나 공유 버튼에 손이 갑니다.

이건 단순한 공감이 아니라,
🧠도파민 자극 구조에 딱 맞는 ‘스낵형 콘텐츠(Snackable Content)’기 때문이에요.
미디어심리학적으로는 이런 콘텐츠를 이렇게 설명할 수 있어요.👇🏻

🔁 빠르게 소비되고
🔁 반복해서 보기 좋고
🔁 즉각적인 보상감을 준다

👉 공유까지 바로 이루어지니 즉각적인 도파민 보상 루프 완성💥🧠📲

공룡이 살아있다? 물론 아니죠.
근데 그 ‘말도 안 되는 진심’,
우리 뇌에는 가볍고 빠른 자극으로 인식돼요.

“이게 뭐라고 자꾸 보게 돼…” 😵‍💫

그리고 손가락은 또 다른 콘텐츠를 찾아 슥슥⬅️ 넘기고 있죠.
비슷한 톤, 비슷한 구조, 다른 공룡, 다른 상황.
그렇게 우리는 멸종한 존재에 몰입한 루프 속으로 빠집니다.🌀

거기다 댓글창에선

🗨️ “브라키오사우루스도 실망했겠다…”
🗨️ “프테라노돈은 내가 쿨한 이별 못한 거 싫어할 거야”

같은 말도 안 되는 대사들이 이상할 정도로 진지하게 이어지고 있어요.

그리고… 나도 모르게 동참하게 되죠. 😶‍🌫️

“이건 저장해야지.” 📸
(슬쩍 스크린샷…📲)

요즘은 블로그 제목,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 제목에도
이 공룡 밈이 슬쩍 섞여 들어가고 있어요. 🎬📝

예를 들면 이런 식이죠.

🎙️ [LIVE] “티라노는 내가 퇴사 고민하는 거 알면 실망할 거야”
📝 [블로그] “스피노사우루스는 내가 편의점 털 줄 몰랐을 거야 (야식 리뷰)”
🎧 [팟캐스트] “안킬로사우루스는 내가 이 회의에 진심일 줄 몰랐지”

말도 안 되지만, 그 말도 안 되는 설정 덕분에
제목만 보고도 클릭하고 싶어지는 심리. 👆💥

📌 “이게 뭔데… 너무 궁금해서 눌러봤다.”
📌 “진심인가? 농담인가? 들어보자.”

공룡이 콘텐츠 헤드라인을 먹어치우고 있습니다. 🦖📢
이쯤 되면 밈이 아니라 Z세대식 문법이에요.

그러고 보니 생각나는 지난주 레터,
‘지피티 갸륵체’, 기억나시죠?🤖

"그건 단순한 선택이 아니야. 넌 정말 대단해."

하는 그 말투,

요즘 유행하는 밈들엔 이런 감정을 얹는 코드가 공통으로 흐르고 있어요.👀

지피티 갸륵체는 무조건 칭찬, 공룡 밈은 무조건 몰입.

둘 다 아주 짧지만, 기묘하게 감정을 드러내요.😁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는 무겁지 않게, 그러나 진심으로
‘나 지금 이런 상태야’라고 말할 수 있게 되죠.

이런 모습이, 미디어의 변화로 인한 대면 소통의 상실로 인해서 감정을 표현하는 걸 '어렵다'라고 느끼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전화 공포증 '콜 포비아' 등 최근 젊은 세대에게서 나타나는 문제들과 깊은 연관이 있지 않을까요?

텔러비님도, 짧고 강렬한 밈을 소비하는 것도 좋지만요.

스피노사우루스 아이깁티아쿠스는 대면 소통을 충분히 해주는 걸 원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오늘의 텔유레터,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