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너무나 당연한 볼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안녕하세요 텔유레터 구독자 여러분! 디자인 에디터 마르입니다.
날씨가 조금 따뜻해지더니 눈이 또 펑펑 와서 눈사람을 만들 수 있을 만큼쌓이기도 했네요! 저는 눈을 좋아하지만, 눈으로 인해 피해 보신 구독자분들이 없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번 주에 날씨가 조금 추워진다고 하니
목도리나 장갑을 구비해 다니시는 것은 어떨까요?!
추운 날 지하철에서 소소하게 읽기 좋은 오늘의 뉴스레터 시작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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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간간이 태블릿으로 그림을 그리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태블릿에 연결된 태블릿 펜으로 슥슥 그리면서 간편하고 편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허공에 대는 듯한 느낌이 들어 실물 드로잉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연필은 번짐과 흑연이 많으니, 펜으로 그릴 때 더 편하게 그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드로잉뿐만 아니라, 이제는 우리의 생활에 녹여져있는 볼펜, 오늘은 볼펜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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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볼펜 형태와 비슷한 것을 최초로 만든 사람은 존 라우드라는 사람이었습니다.
존 라우드는 가죽 가공업을 하고 있었는데, 가죽 위에 표시를 할 때 만년필은 잘 표기되지 않아서 이를 대체할 만한 도구를 생각하다가 볼펜을 고안해냈습니다.
여러 가지 시행착오 끝에 강철 재질의 볼과 소켓으로 1888년 특허를 냈지만, 잉크가 새는 결점을 보완하지 못해 상용화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다음 주자로 이번 챕터의 주인공인 비로 라슬로가 등장합니다.
비로 라슬로는 헝가리의 신문기자였습니다. 그는 신문에 사용되는 잉크가 빠르게 마르고 번지지 않는 점을 발견하고 윤전기 잉크를 만년필에 넣어보았습니다. 하지만, 잉크가 너무 뻑뻑해 잘 나오지 않았고, 만년필에 사용하기엔 부적합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그러던 어느 날 비로 라슬로는 거리에서 진흙이 묻어 굴러가는 공을 발견하게 되며, 이에 아이디어를 얻어 만년필의 펜촉에 해당하는 '닙(Nib)'을 대체할 금속 소재의 '볼 베어링'을 펜 끝에 달아, 종이와 닿았을 때 볼이 굴러가며 글씨가 써지는 지금의 볼펜을 고안해 내고야 맙니다!
1931년 부다페스트 국제 박람회에서 최초로 발명한 볼펜을 선보였습니다. 이후에 이 아이디어는 당시 화학자였던 형 죄르지와 같이 연구하며, 구멍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 볼 베어링 팁을 개발했고 1938년 파리에서 특허를 냅니다.
이후 나치의 탄압을 피해 아르헨티나로 이주하였고, 1943년에 아르헨티나에서 볼펜에 대한 특허를 취득, 그 뒤 영국의 사업가인 마틴이 특허권을 사들여 제2차 세계 대전 때부터 볼펜을 생산하고 1946년도부터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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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때의 볼펜의 잉크는 유성이 아니었습니다. 유성 잉크가 사용이 가능한지 확인이 되지 않은 상태였는데요. 그 이유는, 만년필은 수성 잉크 특유의 모세관 현상을 이용한 필기구였기 때문에 볼베어링을 적용하고 나서도 당연히 수성 잉크를 사용했던 것입니다.
그러다 프란츠 제이크라는 사람이 물에 번지지 않는 필기구를 연구하다가 볼펜은 모세관이 아니라 볼이 굴러가며 잉크를 묻히는 형식이기 때문에 유성 잉크를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2차 세계 대전 직후 유성 볼펜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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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볼펜의 가격은 만년필보다도 비싼, 현재로 치면 약 10만 원 중반대의 가격이었다고 합니다. 유성펜이 개발됨에도 불구하고, 비싼 가격과 잉크가 새어 나와 엉망으로 만드는 단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찾지는 않았다고 하네요. 이때 나타난 사람이 있었는데,
이탈리아의 마르셀 빅입니다. 마르셀 빅은 특허를 인수하고 프랑스에서 Bic을 설립했습니다.
Bic은 볼펜의 본질적인 문제였던 잉크가 새어 나오는 문제를 고치고, 당시 고가였던 볼펜을 지금의 가격으로 환산하자면 1000원 정도의 가격대로 파격적으로 낮췄습니다.
이러한 행보 덕분에 단점도 보완되고 값도 저렴했던 볼펜을 대중들이 찾기 시작했으며, 필기도구 시장에서 당당히 한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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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으로, Bic은 고급 제품라인을 만들지 않기로 유명합니다. 여기에는 그들의 기업 철학이 담겨있는데요.
'쓸데없는 장식이나 기능을 줄여, 핵심적인 기능만을 제공하는 물건을 가장 저렴한 가격에 최고의 품질로 제공한다.'
이것이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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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c 사의 펜의 노랑과 주황의 사이의 색을 띠는 몸통 색은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제품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기능이 좋고 가격이 저렴한 것으로 유명했던 건 Bic 라이터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Bic은 고급화를 뺀 실용적인 측면으로 다가갔다면, 고급화 전략으로 다가간 브랜드도 있었는데요. 만년필에서 시작된 그 브랜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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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5대 만년필 명가 중 하나인 파카 사의 설립자, 조지 새포트 파커는 1880년대에 부업으로 만년필을 팔기도 하고, 만년필을 수리하고 있었습니다. 해당 시대의 만년필은 그렇게 성능이 좋지 않았고, 많은 만년필들을 수리하던 파커는 노하우가 쌓이고 1888년 파커는 자신이 직접 만년필을 만들게 되며 1889년에 자신의 만년필에 대한 특허를 내게 됩니다.
1893년 잉크 병을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는 만년필을 개발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팔기 시작했습니다. 1894년에는 모세관 현상을 이용한 잉크가 흘러나오는 것을 방지하는 러키 커브를 개발하면서 회사 규모가 빠르게 급성장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여러 제품들을 내며 파카는 볼펜 개발 이전의 필기도구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1954년, 볼펜이 개발된 이후 볼펜 시장의 전설이었던 그 녀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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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터가 등장하게 됩니다.
조터는 1954년부터 50여 년간 7억 5천만 개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판매량으로 엄청난 인기를 누렸습니다. 조터의 심(파카 사의 볼펜 심)은 국제 표준 규격으로 정해질 정도였는데요. 그래서 대부분의 고급형 볼펜의 심은 파카 사의 심과 비슷한 모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급형 대용량 볼펜 심을 '파커 타입'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파카 사는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많았는데, 결혼 예물로도 사용될 정도였다고 합니다.
미국의 파카가 있다면, 한국에도 전설적인 볼펜이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아시는 모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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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미의 전 회장이었던 송삼석 회장은 1692년 4월 서울에서 열린 국제 산업박람회를 참석하게 됩니다. 그 당시 공동으로 참여했던 일본에 문구 유통 업체가 있었는데, 그 업체의 직원이 볼펜을 쓰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며 볼펜 한 자루를 얻어와 내부 구조를 알게 되고 해당 직원의 업체 소개로
제조업체를 소개받게 됩니다. 해당 제조업체에서 유성잉크 기술을 배워오게 되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드디어 모나미의 첫 모델이 나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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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1963년 5월 1일 전설의 그 볼펜 '모나미 153'이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대중들은 만년필이나 잉크 펜을 써보기만 했으니 볼펜을 안 써봐서 그런지 그렇게 큰 인기는 없었고, 모나미 직원들은 은행이나 관공서 등을 돌면서 볼펜을 뿌리고 다녔다고 하네요. 그 결과, 동료가 쓰고 있는 볼펜에 관심을 갖게 된 주변 동료들로부터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후에, 매출이 오르고 기업이 커지면서 부분적으로 수입해오던 것들에 투자하여 모나미가 자체적으로 볼펜을 만들 수 있도록 하였고, 자체 제작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모나미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모나미 153은 현재 40여 년간 33억 자루가 팔렸다고 합니다.
여담으로 153펜의 153의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로는 해당 제품이 나왔을 때, 신문 한 부 값과 동일한 15원이었고, 여기에 모나미의 3번째 제품이라는 뜻을 더해 153이 된 것과 당시 기독교 신자였던 송삼석 회장이 베드로가 예수의 지시에 따라 153마리의 물고기를 잡았으나, 그물이 찢어지지 않았다는 성경 구절을 떠올리고 순리에 따르면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도 덧붙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2012년도에 현 회장인 송하경 대표의 인터뷰에 따르면, 결론은 그냥 발음하기 쉽고, 어감이 좋아서 지은 것이라고 합니다.
당시 전 직원들을 상대로 아이디어를 모았는데 '모나미 1963'(생산연도), '모나미 501'(5월1일 생산), '모나미 77'(행운의 숫자) 등이 나왔는데, 그러다 한 직원이 '모나미 153'이라고 말했다가 그게 참 어감도 괜찮고 발음하기도 쉬워서 정해진 것이라고 하네요.
이후에, 숫자를 붙이고 나서 여러 의미를 붙였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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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미는 현재 브랜딩과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그저 집에 하나쯤 굴러다니는 펜이 아니라 요즘 트렌드도 반영한 다양한 재질과 소재로 소비자게에 다가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이 브랜딩에 좋은 기업의 사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문구류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은 성수에 모나미스토어도 있다고하니, 관심이 있으신 구독자분들은 한번 다녀와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완전 트렌디한 요즘 색깔의 모나미를 만나보실 수 있으니 색다른 경험일 거라 생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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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너무나 당연하게 썼었던, 모나미 153펜, 저렴한 가격까지 더해져서 어쩌면 정말 소중한 기술임을 잘 느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제가 사용하고 있는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 만들어지기까지 엄청난 시행착오와 노력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일상에서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볼펜을 조사하면서, 만년필도 상당히 매력 있는 필기도구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다음에는 어떤 더 재밌는 이야기가 준비되어 있을까요?!
기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디자인 에디터. 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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