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생활을 지배한 기업
안녕하세요, 콘텐츠 디렉터 리오입니다.
여러분들의 생활 속에서 항상 곁에 있는 것들엔 무엇이 있나요? 스마트폰? 이어폰? 또는 엄청난 잔소리를 하는 누군가ㅎㅎ 저는 수많은 종류의 네모난 전자제품들이 먼저 떠오르는데요. 지금도 주변에 많네요😊 흔히 ‘생활 가전’이라고들 하죠? 이쯤이면 벌써 눈치를 채신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맞아요. 저희 텔유가 팝업 현장에 직접 다녀와 오늘 제가 여러분들께 들려드릴 브랜드는 바로 가전의 왕 ‘LG전자’예요.
글 대신 영상으로 확인하고 싶으시면 유튜브 스텔스 채널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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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Lucky)와 금성(Gold Star)의 만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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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L과 G가 각각 따로따로였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LG는 LG화학과 LG전자의 전신들이 합쳐진 이름이에요. 각각 락희화학공업사와 금성전자였는데요. 그렇다고 두 기업이 M&A 합병을 했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설립자가 같았기에 가능한 일이었어요.
락희화학공업사(이하 락희)와 금성전자 둘 중 먼저 시작한 것은 락희였어요. 연암 구인회 회장님이 설립한 락희는 화장품을 주로 다루던 회사였는데, 당시 화장품 뚜껑이 너무 잘 깨지는 문제가 있었어요. 그래서 ‘안 깨지는 뚜껑이 없을까?’ 라는 고민 끝에 외국에서 플라스틱이라는 합성수지를 사용하는 걸 발견해요. ‘이거다!’ 싶은 락희화학공업사는 플라스틱 제조 기술을 바로 한국에 들여와서 공장을 세우고 이를 활용한 제품들(칫솔, 치약뚜껑, 세숫대야 등)을 줄줄이 내놓으며 그야말로 대박이 나죠.
그렇다면 우리에게 락희보다는 조금 더 익숙한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전자는 어떻게 탄생했을까요? 구인회 회장님은 생활용품을 넘어 전자 산업에 도전하는데요. 락희에서 플라스틱을 다루던 경험과 생활용품들을 만들며 생긴 금형 기술을 활용했죠. 그렇게 화장품 회사와 같은 배를 타고 난 금성전자는 최초의 국산 라디오로 시작해 흑백TV, 룸에어컨, 세탁기 등등을 개발하며 대한민국 전자 산업의 역사 그 자체가 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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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도대체 이 둘이 어떻게 하나로 합쳐지게 됐냐고요?
락희는 즐거울 락(樂) 기쁠 희(喜) 뜻과 함께 ‘럭키’라는 제품들을 출시하며 점점 럭키라고 불리게 됐어요. 그래서 처음엔 럭키그룹 산하에 금성전자가 소속된 형태였지만, 금성전자의 성장으로 자연스럽게 금성전자와 함께 ‘럭키금성’이라는 그룹을 형성하게 됐죠. 설립자가 같았으니 일처리에 어려움은 없었어요.
그런데, 여기에 숨겨진 재밌는 스토리가 하나 있어요.
영어로 표기하면 ‘Gold Star’인 금성전자의 상표 때문인데요. 상당한 성장세를 거듭한 금성전자는 90년대 들어 단순 수출을 넘어 해외 법인 설립을 추진하는데요. 다른 나라에서 이를 미리 눈치 채고 ‘goldstar’라는 유령회사를 설립하여 상표권을 미리 선점해버렸어요. 이 상표를 쓰려면 우리한테 대가를 지불해라 라는 심보였던 거죠. 그래서 골머리를 썩히다가 아예 회사 이름을 새로 지어버려서 전 세계에 등록해버리는 방법을 선택했는데요. 럭키금성의 영문 표기인 ‘Lucky Gold Star’는 자칫하다가 사망자들을 조롱하는 단어(잘 죽었다)로 들릴 수 있기에 앞 두글자만 따서 우리가 알고 있는 ‘LG’가 탄생하게 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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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구씨가문과 허씨가문의 동업으로 이뤄진 기업인데요. 경상남도 진주시 지수면에 터를 잡고 일가를 이루고 있던 허씨가문의 이웃으로 구씨가문이 이사를 가게 됐어요. 그렇게 이들의 인연이 시작됐는데, 이웃 사촌 정도에서 끝나지 않았어요. 구씨가문의 장손 구인회가 13세 되던 해에 허씨 가문의 딸 허을수와 혼인을 했거든요.
혼인 이후 구인회는 서울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진주로 돌아와 장사를 시작했는데, 재능이 보였어요. 그래서 사돈 허씨집안은 구인회에게 투자하며, 재무는 허씨가 경영은 구씨가 담당하는 역할 분담을 구성했어요. 그렇게 이들의 협업으로 락희화학 공업사가 탄생하게 됐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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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하면 SK하이닉스? 참나, 라떼는 말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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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탄생한 LG는 전자를 메인으로 다루는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류의 삼성과는 다르게 반도체를 다루지 않고 있어요. 왜일까요?
여기엔 LG의 슬픈 스토리가 있어요. LG가 처음부터 반도체 사업을 안했던 건 아니었어요. 심지어 꽤나 활발히 진행중이었죠. 사명을LG로 변경하기 전, 럭키금성시절 반도체 전문 회사인 ‘금성 일렉트론’을 설립해 ‘금성반도체’, ‘LG반도체’로 이어진 반도체 계열사가 있었을 정도였으니 LG에게 반도체 사업이 얼마나 크고 중요했었는지 감이 잡히시나요?
제가 앞전에LG가 한창 해외에도 법인을 설립하며 잘 나가던 시절이 1990년대라고 했죠? LG는 쭉쭉 잘 나가고 싶었지만 한국에는 외환위기가 닥치게 돼요. 그래서 정부는 ‘빅딜’을 시행해요. 각자의 특 장점을 가져야 하는 재벌들이 서로 같은 분야에 소모성 중복 투자를 한다는 것을 문제로 삼는다는 거였죠. 이 때 LG는 눈물을 삼키며 반도체 사업을 현대전자에 넘기게 됐는데요. 준비가 덜 된 현대그룹은 LG반도체를 가져간 채 경영 악화로 2년만에 몰락했어요. 이 때를 놓치지 않은 SK가 결국 2012년에 현대반도체(구 LG반도체)를 인수해서 지금의 SK하이닉스로 이어지게 됐죠.
*빅딜 정책: 경제계에서 다루는 용어로, 기업의 인수합병과 같은 거대한 거래를 칭한다. 본문에서는 외환위기(IMF) 당시, 1998년 정부가 추진한 정책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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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기업이라면서? 그런데 왜 10년째 그대로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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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들이 가진 강한 무기를 뺏긴 LG는 망연자실하지 않고 새로운 제품으로 승부보기로 마음먹어요. LG전자가 ‘혁신’에 얼마나 진심이냐면, 임원 승진을 위해 혁신적인 면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도 평가할 정도라고 하니까 말이죠. 무작정 트렌드를 따르기보단 먼저 앞장서서 혁신을 일으키는 것을 사랑하는 기업이에요. 물론, 너무 혁신만 강조하다 결국 접어버린 스마트폰 사업처럼 그 혁신이 매번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요.
제가 특히 아쉬운 부분은 출시 된지 10년이 넘은 LG의 시그니처 노트북 시리즈인 ‘GRAM(이하 그램)’이에요. 그램을 떠올리면 누구나 가벼운 노트북이라는 이미지가 연상되실 거예요. 이렇듯, 이미 제품(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확고히 잡혀 있는데 너무 변화를 주지 않아서 아쉽다는 생각도 들어요. ‘이번에 그램 새로운 버전 나온대!’ 하고 보면 똑같이 생겼으니까요. 물론 기업 입장에선 이미 잘 팔리는 캐시카우 제품에 손 댈 필요는 없지만, 소비자들의 입장에선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가 되기도 하잖아요? 아이폰도 매번 비슷하지만 조금씩 바뀌듯이 말이죠.
*캐시카우: 현금을 생산하는 젖소 – 제품 성장성은 낮아졌지만 수익성은 여전히 높은 산업군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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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램도 그 정도는 바뀐다고요?
맞아요. 그래서 더 아쉬워요. 소비자가 제대로 느끼도록 해줬으면 좋겠어요. 다시 아이폰을 예로 들어보자면, 아이폰은 매번 출시될 때마다 뭔가를 강조해요. 카메라가 추가된다던지, 베젤 두께를 어떻게 하고, 티타늄을 사용했다 등등 말이죠. 사람들이 환호하는 부분도 있지만, 비난 받을지언정 그런 부분을 강조하고 아이덴티티 삼아서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죠. 그램도 조금씩 변화하는 부분을 특색있게 보여준다면 좋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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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을 LG도 인식한 걸까요? 작년 봄, LG전자는 파격적인 리인벤트를 진행했어요. 리브랜딩까지는 아니고, 과감한 이미지 변화 정도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이번 리인벤트는 영국의 대표 브랜드 컨설팅 회사인 ‘울프 올린스’와 함께 했는데요. 울프 올린스가 내린 진단으로 LG전자가 ‘부모님 세대가 믿고 사는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는 거였어요. 이 진단을 바탕으로 LG는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로의 변화라는 처방을 내렸어요.
*리인벤트: ‘다른 모습(이미지)을 보여주다’ – 리브랜딩과 유사하지만 좀 더 작은 범위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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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LG의 대표적인 브랜드 심볼인 '미래의 얼굴' 아시죠? 너무 오래 봐서 자칫 밋밋하고 싫증날 수 있는 동그란 얼굴에 모션을 더해 윙크, 인사, 놀라움 등을 표현하는 8가지 디지털 로고플레이를 도입했어요. 이 바뀐 미래의 얼굴이 고객에게 위트 있는 눈인사를 건네거나, 음악에 맞춰 리듬을 타는 모션을 볼 수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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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상에도 변화를 줬는데요. 기존의 키컬러가 약간 죽어 있는 듯한 빨강이었다면, 새로운 컬러는 보다 밝고 역동적이며 가시성을 높인 'LG 액티브 레드'를 키컬러로 사용해요. 확실히 밝아진 이미지라 그런지 젊은 분위기가 확 느껴지더라고요.
함께 적혀 있는 슬로건 디자인의 변화도 발견하셨나요? 차별화된 브랜드 자산이자 브랜드 슬로건인 'Life’s Good'의 전용 서체에도 변화를 줬어요.
기존의 슬로건은 산세리프였는데 이를 볼드 세리프로, 디지털 친화적인 고딕체를 명조체로 바꾸어 세련된 이미지로의 변화를 꾀했어요. 패션계에선 흔히 고딕체가 젊은 느낌을 주는데, 전자제품에서는 오히려 올드한 느낌을 줘서 반대로 바꿨다니 타이포그래피의 세계도 참 재미있는 것 같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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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보면 LG전자는 이번 브랜드 리인벤트가 단순한 의미 부여나 디자인 변경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젊고 역동적인 브랜드로 진화하는 계기가 될 것 같아 기대돼요. 새로운 비주얼 이미지들은 홈페이지, SNS, 광고 등 국내·외 고객과의 다양한 접점에 적용될 것으로 보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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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도가 높은 브랜드의 광고일수록 제품보다 제품이 주는 분위기를 강조해서 고객 경험, 만족도를 높이는 경향이 있어요. 기능적인 측면에서가 아닌 가심비를 함께 공략하는 거죠. LG전자가 이제 이 부분을 제대로 노리는 느낌이 드는데요.
최근에 나왔던 삼성 광고나 애플 광고 또는 나이키의 광고들을 막연히 떠올려보면 어떤 게 연상되나요? 광고의 주인공인 제품은 상대적 짧게 강조되고 전체적인 광고의 분위기가 떠오르시지 않나요? 반면에 LG전자의 광고를 떠올리면 어떠세요? 각진 전자제품들과 네모난 모습이 떠오르지 않나요? 여기서 중요한 건 실제 광고 영상에서 그랬다는 게 아니라 그런 느낌이 연상되었다는 게 중요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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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LG도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하기 위함인지 작년 9월에 새로운 광고 영상을 개제했어요. 정확히는 브랜드 필름 영상이죠. 이게 앞전에 언급했던 리인벤트의 정점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해당 영상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전자제품이 하나도 등장하지 않아요.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중년 남성, 삶과 행복을 이야기하는 나레이션만 등장하죠.
LG전자는 가전제품을 메인으로 하기에 소비자가 LG를 딱 떠올렸을 때 Life’s Good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전반적인 삶의 안락한 부분이 연상되길 원하는거죠. 이번 리인벤트와 브랜드 필름을 통해 LG만의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더욱 강조 하다보면 단순한 제품의 기술력뿐만 아니라 점점 더 감도 높은 브랜드가 되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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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이어서 LG전자의 경험공간 GROUND220(이하 그라운드220)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요?
LG그라운드220은 영등포구청 근처에 오픈했는데요. 예약 후 방문하시면 편하게 입장 가능해요! 지금까지 방문했던 곳들은 내셔널지오그래픽을 제외하곤 예약을 하고 가도 모두 현장 웨이팅이 있었는데, LG의 그라운드 220은 네이버로 미리 예약을 할 수 있어서 지체 없이 바로 입장이 가능해서 참 좋았어요.
처음 그라운드220 앞에 도착하면, 왠지 무지개가 연상되는 알록달록한 외관을 가진 건물이 크게 자리하고 있어요. 왠지 동심이 가득해지는 기분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죠. 그런데, 사실 1층은 생각보다 기대에 못 미치는 공간이었어요. 평범한 가전제품 스토어라고 해야 할까요? 제품들만 죽 늘여 놓은 여느 매장들과 다를 게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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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2층으로 향하는 계단부터 분위기가 확 변했어요. 톤 다운된 초록색으로 무게감 있고 몰입되는 분위기를 연출하더니 2층 공간에서 다시 밝은 느낌으로 반전을 주는 게 상당히 흥미로운 구성이었어요. 사실 2층도 1층과 비슷한 조명과 밝기였지만 계단이라는 중간 공간을 통과하며 극적인 전환이 되는 느낌이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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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도 1층과는 확실히 달랐어요. 우선 너무 예쁘고 먹음직스러운 빵들이 진열되어 있는 카페가 반겨주고, 전체적인 구성이 ‘체험’ 위주였거든요. 이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LG전자의 리인벤트가 느껴지는 공간이었다고 말씀드리면 좋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번 리인벤트의 핵심가치가
- 타협 없는 고객 경험
- 인간 중심의 혁신
- 미소 짓게 하는 따뜻함
이거든요. 당장의 제품 판매(sales)보다 고객 경험(UX)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 확실히 느껴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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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회원가입만 하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여러 가지 준비 해놓아서 각종 제품들을 체험해볼 수 있었고, 가볍게 커피 한 잔과 베이커리를 구매해서 편하게 소파에 앉아 LG전자의 디스플레이로 OTT를 즐기며 시간을 보낼 수도 있었어요. 그리고 역시 남는 건 사진이잖아요? 그라운드 220은 포토존으로도 실망시키지 않아요. 회원가입 하면 주어지는 2천 포인트로 인생네컷, 포토카드 중 하나를 선택해서 찍을 수 있는데, 흔치 않은 발급형태가 그런지 저는 포토카드가 좋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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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팝업스토어! 가 아닌 브랜드의 경험공간이라는 테마라서 그런지 지금까지 방문했던 곳들보다 훨씬 오~래 편안히 머물 수 있는 공간이었어요. 특히, 제품을 실제로 구매하길 희망하면서 체험까지 원하시는 소비자분들께 너무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아요.
커피 한잔 주문해서, 빵과 함께 편히 앉아서 쉬기도 하고 대화도 하면서 고민하는거죠. 음, 그럼 신혼부부나 이사를 앞두고 계신 분들께 좋지 않을까요? 아무튼, 여유롭게 가전을 구매하시거나 구매 전 체험 해보길 원하시는 분들 또는 도심속에서 지쳐 잠시의 쉼이 필요하시는 분들은 방문해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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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서울 영등포구 선유로 173 2층
기간: 상시
운영시간: 11:00 ~ 21:00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주차: 건물 뒤편 주차가능, 만차 시 어려울 수 있음
영등포구청역 3번 출구에서 약 600m, 네이버 예약 후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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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용을 영상으로 확인하고 싶으시다면, 유튜브 스텔스에 업로드 돼있으니 확인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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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긴 내용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다음 주에 또 봬요!
콘텐츠 디렉터 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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