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의, 아몬드를 위한, 아몬드에 의한 브랜드
안녕하세요, 콘텐츠 디렉터 리오입니다.
여러분들은 일하거나 공부할 때 입이 심심하면 주로 어떻게 하시나요? 달달한 초콜릿을 드시는 분도, 커피를 드시는 분도 계시겠죠? 저는 너무 달거나 열량이 높은 과자류보단 최대한 몸에 좋은 간식을 챙기려고 노력해요. 주로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단백질바 또는 고급 지방을 섭취할 수 있는 견과류를 선택하는 편이죠.
그 중에서도 요즘 꽂힌 메뉴가 있는데요. 바로 아몬드! 한창 유행할 때는 관심도 없다가 요즘들어 허니버터아몬드 생각이 그렇게 나더라고요. (일반 아몬드보다 칼로리는 높다는게 함.정) 그래서 이번 주 뉴스레터에서 들려드릴 브랜드는 아몬드 한 톨 안 나는 대한민국에서 역으로 수출까지 하는 아몬드의 진심인 브랜드 바프 HBAF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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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허니버터아몬드를 만든 길림양행(HBAF의 전신)은 1980년대부터 아몬드를 국내에 독점적으로 수입했던 뿌리 깊은 기업이에요. 당시 국내에서는 견과류 생산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아몬드 수입을 금지했었는데요. 하필 그 아몬드의 수출국이 미국이었어요. 자신들의 상품을 들여가지 않자 열받은 미국이 계속 그런식으로 하면 우리의 수출품인 밤을 수입해가지 않겠다고 한거죠. 그래서 우리나라는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먹기로 아몬드를 수입해 갈 수밖에 없었고, 그 역할을 길림양행이 담당했던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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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1990년대 들어서 이러한 규제가 풀리게 되며 길림양행에서 아몬드를 납품받던 오리온, 롯데, CJ와 같은 거대 기업들이 아몬드 수입 시장에 직접 뛰어들고, 길림양행은 점점 무너져내렸어요. 설상가상으로 당시 대표이사였던 윤태원 회장이 뇌경색으로 쓰러지며 100억의 빚더미가 아들 윤문현 대표에게 남겨졌고 이보다 더 나쁠 순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암울한 상황이 시작되었어요.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던가요? 본격적인 2세 경영을 시작한 윤문현 대표는 견과류 시장에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서 신메뉴 개발에 착수했어요. 납품을 하는 유통업체에서 제조업체로의 변화를 꾀한 것이죠. 이 때 마침 허니버터칩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고, GS에서 제의가 들어오죠. ‘아몬드에 허니버터를 입혀보는 건 어떨까?’ 라고요. 그 결과는 다들 잘 아시죠? 첫 달에만 2억 원 가까이 판매되고, 이어서 10억, 20억의 매출을 올리며 더 많은 제품군들을 개발하기 시작해요. ‘아몬드’ 라는 단어 하나로 세계 시장을 사로잡겠다는 일념 하나로 말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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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허니버터아몬드로 전화위복을 하게 된 길림양행은 어떻게 하면 브랜드 자체를 키울 수 있을지 고민해요. 왜냐면 제품(허니버터아몬드)가 너무 유명하다는 게 오히려 브랜드의 한계를 만든다고 생각한 거예요. 단 하나의 제품이 브랜드 전체의 이미지를 형성해 버리는 바람에 회사는 그냥 ‘허니버터아몬드 회사’가 되어버린 것이죠. 그래서 제품 하나가 아닌 브랜드를 명확하게 구축하여 알리겠다는 전략을 세워요. 그래서 탄생한 새로운 이름이HBAF(Honey Butter Almond & Friends)예요. 브랜드의 킬링 아이템을 소재로 한 네이밍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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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이 아닌 브랜드로서 나아감과 동시에 브랜드 이미지를 고급스럽게 구축하고 싶었는데요, 여기서 HBAF의 엄청난 광고 기획이 돋보여요. 저가의 불량식품 간식이 아닌 ‘프리미엄 아몬드 간식’으로서 시장에 포지셔닝 하겠다는 야망을 가지고 보란듯이 5개월간 무려 100억 원어치 광고를 집행했어요.
돈을 그냥 뿌린 게 아니라 광고계의 여왕이라 불리는 전지현 배우를 모델로 채용했는데요. 광고 치트키를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전지현 배우는 유명한 CF 프랜차이즈 스타로, 그녀의 CF 속 활약을 살펴보면 엘라스틴을 업계 브랜드 1위로 만들기도, 해피투게더에서 베스킨라빈스31의 알바생으로 등장하여 방송 직후 매출이 200% 증가하는 위엄을 보이기도 했고, 특히 별에서 온 그대에서는 약 3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협찬을 모두 완판시키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었죠. HBAF에서의 모델 활동은 이번에도 역시나 대성공을 해서 브랜드 이미지를 고급화시켰고, 나아가 수입품인 아몬드를 해외로 역수출시키는 기염을 토해내죠.
원툴: One Tool, 도구 하나. 보통 한 가지만 능숙하게 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하나의 아이템, 스킬, 직업, 전술 등에서만 훌륭한 실력을 갖고 있을 때 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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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브랜드가 급성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HBAF는 ‘H는 묵음이야’라는 재미있는 문구를 탄생시키는데요. 여러분은 처음에 ‘HBAF’라는 이름을 보았을 때 어떻게 읽으셨나요? 제 친한 친구 중 한 명은 처음에 ‘하프’인 줄 알았다고 하더라구요ㅎㅎ.
실제로 회사에서는 HBAF를 어떻게 발음해야 좋을지 고민 중에 재미있는 발상을 하게돼요. 맨 앞에 ‘H’를 발음하지 말자는 거였죠, 묵음으로요. 당시에 묵음을 사용하는 브랜드는 보통 명품 브랜드들이 대다수였어요(대표적인 예로 에르메스’Hermes’, 위블로’HUBLOT’가 있어요). 그런데 아몬드 브랜드라고 해서 묵음을 못 쓸 이유는 없잖아요?
특히나 고급스러운 시장을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도 아주 적격이었고 ‘H는 묵음이야’라는 브랜드 인식에 있어 매우 훌륭한 캐치 프레이징까지 탄생시시죠. 이렇게 HBAF는 적합한 모델 선정과 번뜩이는 카피라이팅 등으로 브랜딩을 효과적으로 해나가게 되죠.
*캐치 프레이즈: 선전 구호, 광고, 선전 등에서 남의 주의를 끌기 위해 내세우는 기발한 문구나 표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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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존재하는 최종 목적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사기업은 결국 기업의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선 하위에 단계별 역할이 있는데요. 크게 기업-브랜드-제품의 3단계로 나누어 봤을 때, 제품은 당장의 판매(Sales)를 담당하고, 브랜드는 제품이 잘 팔릴 수 있도록 시장을 구축하고 기획(Branding)을 담당하죠. 그렇다면 기업은 뭘 하면 좋을까요? 바로 브랜드의 덩치를 키우고 알리는 것(Marketinging)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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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림양행의 경우엔 허니버터아몬드(제품)이 과분할 정도로 제 역할을 다 해줬어요. 그래서 HBAF(브랜드)를 만들어 여러 바리에이션 제품들을 출시하면서 아몬드 간식 하면 HBAF가 떠오를 정도로 시장을 잘 구축했죠. 이렇게 제품과 브랜드의 역할을 충실히 했는데요. 그렇다면, 기업의 역할인 길림양행은 어떤 전략을 구축했을까요?
저는 당연히 길림양행의 꿈은 메가 F&B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 했었어요. 아몬드 간식 라인인 HBAF를 캐시카우 삼아서 여러 분야로의 확장을 하는 게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이들의 생각은 달랐어요. 2022년, 길림양행이라는 회사명을 브랜드명과 동일하게 ㈜바프로 변경하면서 아몬드에 더욱 전념하겠다는 굳건한 의지를 보여주죠.
*F&B: 식음료(Food & Beverage)
*캐시카우: 현금을 생산하는 젖소 (제품 성장성은 낮아졌지만 수익성은 여전히 높은 산업군을 의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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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몬드를 최우선시 하는HBAF는 허니버터 아몬드를 시작으로 가지각색의 바리에이션을 보여주고 있어요. 특히 그 중에 와사비맛 아몬드가 초대박을 터뜨리기도 했죠. 가끔 너무 다양한 제품군의 출시로 과하다는 평을 듣기도 하지만, 저는 이게 브랜드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보여요. 그 어떤 ‘아몬드’를 떠올려도 HBAF가 생각나는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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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젤리를 떠올리면 ‘하리보’가 생각나듯 말이에요. 재밌게도 실제로, HBAF의 비즈니스 모델은 하리보라고 해요. 독일에 기반을 둔 채로 전 세계 각지에 젤리 공장을 가동하는 하리보처럼 HBAF도 원주에 있는 공장을 확실히 안정화시킨 후, 세계로 뻗어나가 생산시설을 확보하겠는 비젼을 가지고 있어요. 특히 아몬드 소비량이 가장 많은 지역인 북미가 타깃이이에요(기존의 미국에 출시된 아몬드 제품은 단순히 짜거나 특별한 맛이 없는 제품들이었는데, HBAF의 시즈닝 아몬드의 등장은 미국인 들에게 신세계(?)를 경험하게 해줬다는 재미난 이야기가 있어요^^) 미국은 단순히 아몬드를 많이 소비하는 것뿐만 아니라 생산까지 이뤄지는 국가이기에 현지에 직접 농장까지 세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라고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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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현재 HBAF가 아몬드 제품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니예요. 아몬드 브랜드로서의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함과 동시에 메가박스와 ‘허니버터 팝콘’을 출시하기도, 호치킨과 콜라보를 통해 ‘HBAF와사비치킨’, ‘HBAF허니버터치킨’을 선보이기도 했죠. 뿐만 아니라 아몬드 맥주와 막걸리, 김, 감말랭이, 프레첼 등을 출시하기까지 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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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뿐만 아니라 BHAF는 중국, 일본, 호주, UAE 등 정말 다양한 나라에서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사실 우리나라에서 보다 해외에서 인기가 더 많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예요. 우리 모두가 아는 세계 최고의 부자 중의 하나인 만수르가 먹어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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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라(KOTRA, 대한무역수출공사)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일본 소비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한국 스낵 선호도 순위에서 허니버터 아몬드가 대망의 1위를 차지했다고 해요. 이처럼 해외에서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HBAF는 해외 여행객들이 한국 여행을 왔을 때 꼭 사가야 하는 필수 아이템으로 등극을 했죠. 이 점을 고려해서 HBAF는 외국인 유동 인구가 많은 해외 여행객들의 성지, 명동을 전초기지로 삼아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여 해외를 주 타깃으로 한 브랜딩 전략의 첫 걸음을 뗐는데요. (플래그쉽 스토어를 포함하여 명동에만 현재 4개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어요.) 먼 나라 이웃나라에서 온 관광객들이 온라인으로만 보던 HBAF의 다양한 제품군들을 직접 시식도 해보고 해외에서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도 할 수 있게 하여 브랜드를 직접 느끼고 즐기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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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서울 중구 퇴계로 123 (명동역 7번출구 앞)
기간: 상시
운영시간: 오전10시 ~ 오후10시
주차: 불가, (남산동 공영주차장 추천)
그래서 저희도 다녀왔죠. 오늘 내용과 더 자세한 후기 내용을 영상을 담아봤어요. 유튜브 스텔스에 업로드 돼있으니 확인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글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들도 영상으로 보시면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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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세요? 아몬드에 대한 내용 읽으니 괜히 아몬드 한봉지 생각나지 않으세요? 건강에도 좋다고 하니 우리 구독자분들도 견과류 잘 섭취하시길 바라면서 오늘 글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다음 주에 또 봬요!
콘텐츠 디렉터 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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