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최초의 우산의 기원은 명확하진 않습니다만, 최초라고 불리는 우산의 기원은 기원전 2334~2279년 정도의 아카드(현 이라크)에서 사르곤 왕이 있을 때 발명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왕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신하의 모습이 당시 승전비에 새겨져있습니다.

이후 3500~4000년 전의 고대 이집트에서 다시금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초기에는 종려나무 가지나 잎사귀와 같은 비교적 가벼운 재료로 만들었고, 주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고위층과 종교지도자, 귀족 등의 특권으로 자리했습니다.

이집트의 우산에는 종교적인 부분도 어느 정도 차지하고 있었는데요, 이집트에서 섬기던 ‘누트’라는 하늘의 여신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누트가 그려진 그림을 보면, 하늘에서 엎드린 모습으로 지상을 덮는 자세를 하고 있는데요. 이에 이집트 사람들은 누트의 형상을 본 따 지상에서의 우산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산은 신성시 여겨졌으며, 특정 계층만이 그 신성한 우산을 쓸 수 있던 것입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형태였으나 점차 다양한 재료들로 견고한 형태를 갖추게 되었는데, 고대 이집트의 벽화에서도 고위층들의 머리에 우산 형태를 쓰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우산은 굉장히 무거웠기 때문에 옆에서 우산을 잡아주는 신하가 필수였다고 하네요.

그리스로 넘어오자면, 그리스 또한 신에 대한 숭배나 표현으로 우산을 상징하는 비슷한 흐름이었습니다. 당시 그리스에서 우산은 주로 그늘을 만들어주는 양산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오히려 비를 막는 용도로는 무시를 당했는데요. 이에 당시 남성들은 비를 막는 것은 나약한 행동이라며 그냥 맞는 일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리스의 여성들의 우산은 이집트에서의 문화를 대부분 가져와 고위직의 신분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여전히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하얀 파라솔이 신분이 높음을 나타냈다고 합니다. 이처럼 신분이 높은 여성에게 주류로 자리 잡은 우산이자 양산은 그 타겟과 용도에 맞게 점점 예쁜 액세서리로 만들어지게 되었고, 이에 남자와는 동떨어진 물건으로 점점 확립되어 갔습니다. 우산은 예쁘고 무거웠으며 ‘비를 피하면 안된다.’ 의 사고 관념으로 인해 오늘날처럼 제대로 된 용도로 활용될 수 없었습니다.

이후 프랑스에서는 장 마리우스가 가벼운 접이식 우산을 만들어 비를 피하기 시작했고, 영국은 18세기에 한 남자로 인해 우산이 보급되기 시작됩니다. 사업가 조나스 한웨이인데요.

한웨이는 무역을 하던 사업가로 페르시아에서 중국으로부터 나온 우산을 처음 발견했습니다. 그 이후로 조나스 한웨이는 해당 우산을 1750년 ~ 1780년, 30년간 비가 오지 않아도 쓰고 다니면서 온갖 조롱에도 불구하고 우산은 우리에게 실용적인 도구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합니다.

당시 사람들은 비가 오면 마차를 불러 이동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한웨이가 우산을 고집하자 밥그릇 걱정을 하던 마부들에게 미움을 샀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한웨이는 우산을 고집했고, 30년 동안 우산을 쓰고 다니는 것을 보던 사람들은 그제야 마차보다 우산을 쓰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19세기 경에 신사의 이미지에 우산을 쓰는 것이 유행하며, 비로소 비가 오면 누구나 우산을 쓰는 것이 일반적이게 되었습니다.

오늘날의 박쥐 날개 같은 모양의 우산을 만든 것이 한웨이라고 하며,

당시 영국에서는 해당 우산을 ‘한웨이즈’라고 부를 정도였다고 합니다.

여담으로 당시 유럽에는 집에 화장실이 없어 요강을 사용해 요강이 꽉 차면 창밖으로 쏟아버렸는데요. 하늘에서 뿌리는 배설물을 막는 용도로도 쓰였다고 하네요.

우산의 시초격인, 이집트에서는 비가 오는 일이 잦지 않은 사막권이라는 지역적 특성이 있었습니다. 즉, 처음부터 비를 막는 방수를 염두해 두지 않은 설계였습니다.

그렇다면, 조나스 한웨이도 보고 반한 중국으로부터 유래 된 비를 막는 방수 우산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요?

중국에서는 기원전 6세기에 우산이 발명되었는데, 접이식이었다고 합니다.(그것도 금속제로 만든..) 11세기 중국에서는 비단 우산을 사용했었는데 주로 전차에 달아서 비를 막는 용도로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비단은 너무 비싼 재료였고, 그 이유 때문에 중국도 마찬가지로 귀족과 왕족들이 우산을 특권 계층의 상징적인 요소로 사용하게 됩니다.

해당 모양은 지금의 우산의 형태가 아닌 다단형으로 흡사 행사에서 볼 법한 다단 케이크의 형태와 비슷했습니다.

이후, 한지 가공 기술이 발달되면서 대나무 살에 한지와 기름을 사용해 만든 지우산이 잠깐 나오게되고 비닐과 천을 가공하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현대의 우산과 비슷한 형태의 우산으로 넘어오게 되었습니다.

아마, 이 시점 쯤에서 한웨이가 우산을 접하게 된 것이 아닐까 싶네요!

예전에는 근본적으로 ‘비가 오는 것은 하늘의 뜻인데 그것을 거스르면 안된다.’라는 종교적인 이유가 주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이러한 이유는 합리적이지 않을 테지만, 그럼에도 서양권 사람들은 오늘날에도 우산을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일까요?

서양이나 유럽권에서 비가 올 때 우산을 쓰는 사람들을 보면, 한국 사람이 다수였던 것 같습니다. 글을 쓰는 에디터 또한 영국에서 지낼 때, 우산을 쓰는 사람들이 대다수 관광객이거나 유학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유학생, 교환학생 등 많은 한국 사람을 보았었죠. 그래도 영국은 서양권 중에서는 우산을 많이 애용하는 편에 속했습니다. 신사의 나라이면서 비가 자주 오는 지역이기 때문에 대부분 항상 휴대하는 모습을 많이 봤었네요.

다시 돌아와서, 유난히 서양 남성들은 비가 와도 우산을 잘 쓰지 않습니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요? 큰 이유라기보다는 예로부터 전해진 문화적인 부분과 지형적인 부분의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가장 큰 점은 앞에서 먼저 다루었듯이, ‘남자는 우산을 쓰면 나약하다.’ 등의 관념이 자리 잡고 있어, 이는 미국의 카우보이의 역사에서 온 마초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글을 적는 에디터가 생각하는 미국은 개방적인 문화를 떠올렸었는데 그 안에서도 꽤나 보수적인 생각들이 많은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예전의 우리나라는 우산을 쓰면 조롱 받는 것이 아니라, 매질을 당했다고합니다..

우리는 예로부터 농사를 짓는 사회였습니다. 농사의 풍,흉년을 결정하는 주된 요인은 바로 날씨였었죠.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날씨에 대해 하늘에 기도도 올리고 풍년을 기원할 만큼 날씨를 주관하는 하늘은 엄청난 신적 존재였습니다. 그 탓인지 비가 올 때 우산을 쓰는 행위는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받아들였고, 이는 하늘이 노하여 흉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하늘의 심기를 거스르는 일은 그 누구도 허용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서 말한 종교적 이유와 일맥상통하지만, 저희는 농사라는 지역적 특성이 있기 때문에 더 살벌했던 것 같습니다.

이것에 대한 이야기로 개화기 때 우리나라에 왔던 선교사들이 비 오는 날 우산을 썼다가 하늘이 내려주는 귀한 복을 가리고 있다며 온 주민들에게 비난받으며 매질을 당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 조상들도 온전히 비를 다 맞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삿갓, 갈모 등을 사용해서 조금은 비를 피했는데, 그 이유는 최소한으로 하늘의 뜻을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또, 비는 와도 농사일은 계속했어야 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도 왕실에서 쓰이던 우산은 있었는데, 그 용도는 당연히 임금을 그늘로 하여금 쾌적하게 하기 위함이었고, 해를 가리는 양산의 역할로 의례적인 용도로 사용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