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이슬이 점점 순해지는 이유는 뭘까요?
텔러비님, 안녕하세요. 콘텐츠 디렉터 리오입니다.
벌써 새해의 한주가 다 지나가고 있네요! 떡국은 맛있게 드셨나요? 저는 한살 더 먹기 싫어서 아직도 떡국을 안 먹었답니다…^^ 이제 한달만 있으면 연휴인 구정이 오니 한 달여간 다시 힘내봐요!
텔러비님은 ‘한국 술’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저는 바로 소주가 떠오르더라구요ㅎㅎ. 기쁠 때나 슬플 때, 다양한 순간에 우리 곁을 지켜주는 소주는 마치 오랜 친구와 같은 고마운 존재입니다. 소주는 그 쓴맛 속에 은근히 숨어있는 달큰함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술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제가 이렇게 소주를 계속 언급하니 오늘 주제를 눈치채셨을지도 모르겠어요. 네, 오늘 텔러비님께 들려드릴 브랜드는 바로 소주하면 바로 떠오르는 브랜드, ‘진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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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4년 10월 3일은 한국 주류 역사에서 중요한 날이에요. 보통학교[초등학교] 교사였던 장학엽이 동업자 2명과 함께 평안남도에서 '전천양조상회'를 설립하고 '진로'라는 브랜드를 처음으로 사용한 날이기 때문이죠. 장학엽 대표는 일제강점기와 해방 후에도 북한에서 술을 만들었는데, 사업에 전환기가 찾아와요. 바로 ‘한국전쟁’이죠. 6·25 전쟁이 벌어지자 장학엽은 가족들과 함께 부산으로 거처를 옮기게 돼요. 하지만 전쟁이 그의 술에 대한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어요. 진로라는 브랜드는 잠시 멈춰두고, ‘금련’, ‘대동강’과 같은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며 계속 양조업에 매진하죠.
시간이 지나 휴전 후 서울로 상경한 장학엽은 1954년 ‘서광주조’를 설립하며 ‘진로’ 브랜드를 다시 살려내고, 판매를 시작하게 돼요. 이는 단순히 사업을 재개한 것을 넘어, 한국 주류 역사에서 중요한 장을 열었다고 볼 수 있어요.
여담이지만, 우리나라는 원래 독한 술을 즐겼다고 해요. 고량주와 같은 강한 술을 마셨던 청나라 사람들조차 조선의 술이 너무 독하다고 말할 정도였다니, 그 당시 조선 술이 얼마나 독했을지 짐작이 가시나요?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진로' 소주는 35도로 매우 강했으니까요. 그러면 우리가 마시는 지금의 약한 소주는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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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러비님은 ‘소주에 물 탔다.’ 라는 말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저희 아버지께선 자주 하시는 말씀인데요, 실제로 물을 탄게 맞더라고요. 1960년대 박정희 정부 시기에 우리나라는 식량이 부족했어요. 그래서 1966년 8월, 탁주 제조에 멥쌀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소맥분만으로 술을 담그게 했죠. 소맥분은 미국으로부터 잉여농산물 원조로 다량 공급됐거든요.
그러면서 희석식으로 전환되었어요. 이런 변화는 제조 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어,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오히려 좋아’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게 아닐까요?
왜냐하면 진로가 참이슬 출시를 준비하던 때, 대한민국은 1997년에 발생한 외환위기, 즉 IMF 위기를 겪고 있었어요. 마침 1998년 출시된 참이슬은 저렴한 가격으로 국민들과 아픔을 함께하면서 전국적인 사랑을 받게 되죠. 이처럼 진로는 규제 속 빛을 찾아내며 국민의 고통과 함께 성장의 길을 걸었어요. 역경과 아픔 속 참이슬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게 되죠.
그런데, 참이슬의 도수는 점점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처음엔 23도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16.5도까지 낮아졌습니다. 도대체 어떤 이유로 이렇게 도수가 낮아진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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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에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광고 전략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해요. 이에 대해 좀 더 깊이 들어가기 전에, 대한민국의 광고 규제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알코올 분 17도 이상의 주류는 방송 광고가 금지된다고 규정되어 있어요. (1995년 첫 발효) 이에 참이슬 후레쉬는 2020년에 도수를 16.9도로 낮추는 결정을 하죠. 이는 2019년 3월에 변경한 17도와 겨우 0.1도 차이밖에 나지 않지만, 진로 광고팀에겐 중요한 변화였어요. 왜냐하면 그 전까지 소주는 영상 광고보다 술집 벽면에 붙어있는 포스터를 통해 소비자에게 다가갔거든요. (영상PD를 빨리 뽑았어야 했을까요?)
그럼 왜 하필 2020년이었을까요? 2020년은 한창 코로나 팬데믹으로 술집에 방문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죠. 팬데믹으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은 텔레비전과 같은 디지털 미디어에 더 많이 노출됐습니다. 그렇게 참이슬 포스터를 더 이상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에, 진로는 방송 광고를 본격적으로 이용하고자 한 것이죠.
하지만, 더 높은 도수를 원하는 분들을 위해 참이슬 라인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어요. '참이슬 오리지널' (일명 빨간뚜껑)과, 정통 진로의 제조법으로 만들어진 25도의 진로25도 출시했습니다. 이처럼 진로는 소주 라인업에 다양성을 더하고 있어요.
또한, '일품진로'와 같은 프리미엄 라인을 출시했어요. 이 라인은 진로의 오랜 증류주 제조 노하우가 담겨 있죠. 여기에 더해, 오크통에서 숙성한 '일품진로OAK43', 한정판으로 출시된 ‘23년산 일품진로', 그리고 이천 쌀을 사용해 3번 증류한 '진로 1924 헤리티지' 등을 통해 다양한 맛과 품질의 소주를 제공하죠.
이 모든 것은 진로가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과 필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예요. 진로는 단순히 소주를 넘어, 각자의 취향에 맞는 맞춤형 주류를 제공하며 시장에서 자신만의 위치를 굳히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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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소주는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설립자 장학엽 회장의 아들 장진호 회장이 취임한 이후 ‘진로건설’, ‘진로백화점’, ‘진로엔지니어링’ 등 계열사 확장에 욕심내다가 망하게 돼요. 이 때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맥주 사업에도 뛰어들었고, (당시엔 소주회사와 맥주회사가 철저히 나뉘어 있었어요)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이 바로 ‘카스’예요. 그러니까, 카스는 원래 참이슬이랑 친구였다는 것이죠.
그런데, 진로가 계열사 확장에 욕심내다가 망하게 됐다고 했죠? 무분별한 확장으로 인해 회사의 재정 상황이 악화되면서, 진로는 계열사들을 하나씩 정리하기 시작해요. 1997년에는 엔지니어링, 하이리빙, 농구단을 232억에 매각하는가 하면, 1999년엔 카스를 OB맥주에 매각합니다. 선택과 집중을 해보겠다는 것이었죠.
예상과는 달리, 계열사들을 매각해도 재정 정상화는 쉽지 않았는데요, 결국 2005년에 맥주 브랜드 ‘하이트맥주’가 약 3조 4천억 원에 진로를 인수하게 되죠. 하이트맥주는 부실기업이었던 진로를 인수하여 살려내고, 2011년 9월 1일부로 두 기업이 전격 합병하여 현재의 사명인 ‘하이트진로’로 변경해요.
그렇게, 국내 최초 ‘소맥’통합 브랜드가 탄생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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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진로의 마스코트가 뭔지 아시나요? 네, 맞아요 그 통통한 아이. 진로 술병에서도 볼 수 있고, 포스터에도 그려져 있는 귀여운 두꺼비 캐릭터죠. 그런데, 사실 진로의 마스코트는 두꺼비가 아니라 원숭이였다는 사실도 알고 계셨나요? 소주병에 원숭이가 그려져 있다고 생각하면 왠지 익살스러운데요. 그렇다면 진로의 캐릭터는 어쩌다가 원숭이에서 두꺼비로 변했을까요?
진로의 캐릭터가 원숭이였던 이유는 앞에 말씀드렸듯이, 진로가 평안남도에서 시작했기 때문이었어요. 북한에서 원숭이는 영특하다며 사랑받는 존재였거든요. 그런데 웬걸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부산으로 내려와서 보니, 원숭이가 음흉하고 교활하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거예요. 창립자인 장학엽씨는 심히 고민하기 시작했죠. 캐릭터는 브랜드의 상징과도 같으니까요. 그렇게 1년간 고심 끝에 캐릭터를 변경하기로 결정하죠.
이러한 고민 끝에 선택된 것이 바로 두꺼비 캐릭터인데요. '떡두꺼비 같은'이라는 관용구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두꺼비는, 친근하고 따뜻한 이미지를 전달하는 완벽한 대안으로 여겨졌거든요. 처음에는 정말 시루떡처럼 생긴 등이 오돌토돌한 떡두꺼비였는데, 2019년 '진로 이즈백'의 출시와 함께 현재의 둥글둥글한 모습으로 바뀌었어요. 귀엽지 않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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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빵이 좋아하시나요? 최근 진로는 '빵빵이와 끼꼬의 크리스마스'라는 특별한 팝업 이벤트를 진행했는데요, 이번 팝업은 '두껍타운에 놀러간 빵빵이'라는 컨셉으로, 빵빵이의 일상을 담은 팝업스토어 안에 진로 팝업스토어가 함께 운영되는, 말 그대로 '팝업 in 팝업' 형태로 기획되었어요. 진로는 이전부터 혁신적인 마케팅 방식으로 유명했는데, 이번에는 2030세대에 인기 있는 빵빵이와 끼꼬 캐릭터와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냈어요. 이로 인해 큰 인기와 관심을 끌어모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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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트렌드의 중심에 서있는 두 브랜드가 만나니 단순히 굿즈를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더라고요. 정류장 포토존, 껍잡화점, 껍오락실, 두껍포차 등 다양한 먹거리와 체험형 콘텐츠를 제공하며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어요. 이러한 창의적이고 다채로운 접근 방식 덕분에 더욱 많은 인기와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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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빵이 영상에서도 진로가 자연스럽게 노출되었는데, 눈치채신 적 있나요? 저는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었는데, 그만큼 잘 녹여내서 홍보 목적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였어요. 이처럼 진로는 자사 제품을 자연스럽고 창의적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방식을 통해, 성공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각인시키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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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이어서, 진로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팝업을 알아볼까요?
성인들을 위한 독특하고 즐거운 공간을 추구하는 '두껍상회'가 이번에는 클럽 라운지 컨셉의 '두껍상회 클럽 1942'라는 팝업을 열어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건물 외형부터 화려한 네온과 꼭대기에 자리한 두꺼비 조형물로 시선을 사로잡아, 지나가다 보면 자연스레 눈길이 갈 수밖에 없죠.
성인들을 타깃으로 하는 만큼, 체험 콘텐츠도 그에 맞게 준비되어 있어요. 하이트 진로의 다양한 주류들(테라, 켈리, 참이슬 등)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로 꾸며져, 방문객들이 편안하게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게 했습니다. 특히, 1층의 야외 중정은 자이언트 두꺼비를 비롯한 다양한 크기의 두꺼비 조형물들로 이색적인 포토존을 마련해 방문객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제공하고 있어요.
너무 재미있어 보여서 저희 텔유도 실제로 방문했는데요. 솔직 후기를 말씀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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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유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스텔스'에서 해당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아래 버튼을 누르면 바로 보실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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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실제 클럽의 화려함과 어두운 분위기, 흥겨움을 기대했는데요, 도착한 곳은 클럽보다는 분위기 좋고 세련된 라운지펍에 더 가까운 분위기더라고요. 들어가자마자 눈길을 끈 것은 바로 ‘네온 색감’. 진로이즈백과 진로제로슈거의 파란색과 핑크색이 어우러져 오묘하고 매혹적인 분위기에 매료되더라고요. 소주병으로 볼 때는 느낄 수 없던 네온 색 조화의 기획이 참 좋다고 느꼈어요.
분위기뿐만 아니라, 내부에는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많았어요. 미션형 게임이 네 개나 있고, 게임들을 완수하면 무료 시음 공간이 등장해요. 진로하이트가 전개하는 제품들을 세 잔까지 무료로 마실 수 있는데, 세 잔보다 더 주셔서 잔뜩 취한 채로 돌아왔네요 ㅎㅎ.
음 이건 좀…
다만, 진로의 ‘100주년 기념‘팝업인데, 그에 비해 진로의 깊이에 대해 알기가 어려웠다는 점이 아쉬웠어요. 이번 팝업스토어의 이름인 ‘두껍상회 클럽 1924’에 들어간 숫자 ’1924’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등의 진로의 연혁에 관한 이야기가 벽면 한 쪽이나 리플렛에라도 언급되어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아요.
그리고 두꺼비와 제품 라인업 역시 현행중인 것 말고도 진로의 향수를 느껴볼 수 있었다면 참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특히 참이슬 라인이 후레쉬만 준비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아쉬웠어요. 역대 참이슬의 모든 라인업을 눈으로라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참이슬 오리지널과 진로 眞露25등을 만나볼 수 없었다는 아쉬움이 컸어요.
하지만 아쉬웠던 점을 뒤로 하고 가볍게 즐기는 것을 목적으로 방문을 고민하시는 분들이라면 적극 추천해요. 정말 재미있거든요. 꽤나 늦게까지 하는 팝업이니 술 한잔하고 2차 가기 전 잠깐 들르신다면 최고의 선택이 될 것 같네요!
장소: 강남구 언주로 168번길 24
기간: 23.12.21.(목) ~ 24.02.03.(토)
운영시간: 매일 12:00 ~ 21:00
팝업에 대해 더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싶으시다면, 아래 브비브비 영상에서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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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오늘의 뉴스레터를 마칩니다. 읽어주신 구독자 여러분 모두 감사드리고,
다음 주에 또 봬요!
콘텐츠 디렉터, 리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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